Ⅰ. 서 론
피부는 인체의 가장 큰 기관이자 첫 번째 방어막이다. 보호 기능 외에도 피부는 접촉, 통증, 압력, 가려움증, 온도 및 태양 복사에 민감하다. 피부는 여러 세포 유형을 포함하는 표피와 진피의 두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피는 주로 표피 줄기 세포에서 유래된 각질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이 각질 세포는 피부의 가장자리로 이동하여 외피의 다양한 층으로 분화한다. 진피는 표피를 지지하고 영양을 공급하며, 주로 섬유아세포, 림프 및 혈관, 신경 말단, 모낭 및 땀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층은 신경 말단과 모세혈관이 있는 유두층과 주로 콜라겐과 탄력 섬유로 구성된 망상층의 두 부분으로 세분화 된다(1).
여러 환경 요인이 피부 생리에 다양한 효과를 초래한다. 현재까지 피부 생물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요인은 다음과 같다(2). 1) 태양 복사(UV 및 적외선 복사, 가시광선), 2) 대기 오염, 3) 담배 연기, 4) 영양, 5)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기타 요인 스트레스, 수면부족, 체온, 화장품 등등을 들 수 있다. 본 총설에서는 이러한 요소 중에서 UV 방사선과 가시광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었다.
자외선은 Ultraviolet-C(UVC, 100~280 nm), UVB(280~320 nm), UVA(320~400 nm)로 분류된다. 에너지는 파장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UVC의 에너지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UVB와 UVA 순이다(3). UV 방사선의 피부 침투력은 파장에 정비례하며, UVB는 표피에만 도달하고, UVA는 진피까지 도달한다(4). 지구에 도달하는 UV 복사는 지표면에 도달하는 전체 태양 복사의 2%에 불과하며, 그중 UVA와 UVB는 각각 약 90~95%와 5~10%를 나타내며, UVC는 오존층에 의해 완전히 차단된다.
가시광선(400~750 nm)은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총 태양 복사 조도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가시광선을 파장별로 적색(625~740 nm), 주황색(590~625 nm), 노란색(565~590 nm), 녹색(500~565 nm), 청색(450~485 nm) 및 보라색(400~450 nm)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여러 파장의 가시광선은 피부의 진피까지 침투하거나 투과할 수 있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적색광은 피부 생리에 있어서 주로 유익한 효과를 보이지만 청색광은 비정상적이거나 해로운 효과에 대한 보고들이 많아지는 추세이다(5).
Ⅱ. 본 론
UV 조사는 일광 화상, 염증, 피부암 및 광노화를 포함하여 피부에 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6). UVA는 표피 증식을 유도하고 각질층의 두께를 변경한다(7) UVB는 DNA 손상 및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 생성과 같은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8). 많은 연구에서 UV가 일반적으로 p38 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MAPK) 및 Jun N-terminal kinase(JNK)와 같은 여러 Kinase를 활성화하고, 피부에서 전사인자인 Activator protein 1 (AP-1)을 자극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9). 따라서 UV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면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UV는 피부에 해로운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UV는 피부에서 비타민 D로 전환되는 콜레스테롤 전구체인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과 상호 작용한다(10). 비타민 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 뼈를 형성하거나 다양한 생리작용을 통해 몸의 항상성을 조절한다. 필요한 비타민 D의 50%만이 음식에서 얻어지므로 충분한 UV 노출은 우리 건강에 필수적이다. 또한, 낮은 선량의 UV(1.5 kJ/m2)는 접촉 과민증과 같은 국소 면역 억제 요법이 필요한 환자에게 잠재적인 임상 적용이 가능하며(11), UVB(311~312 nm)는 백반증과 건선을 개선할 수 있고(12), UVA(340~400 nm, 50 J/cm2)는 피부의 경화 및 수축을 포함하는 아토피성 피부염 및 경피증 개선에 효과적일 수 있다(13). 이러한 결과는 적절한 UV 노출이 피부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라색광(410 nm, 10~50 J/cm2)은 세포 분화 인자의 발현과 전사인자인 cAMP response element binding protein(CREB)의 인산화 수준을 하향 조절한다(14). 보라색광(410 nm, 30 J/cm2)은 또한 상피 방어를 담당하는 항미생물 펩타이드의 mRNA 발현 수준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보라색광은 TLR(toll-like receptor)3 또는 TLR5를 자극하여 NF-kB 인산화와 IkB 분해를 억제한다. 또한, 보라색광이 각질세포에서 단백질 S-nitrosylation을 조절함으로써 선천면역 반응을 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15). 최근 연구에 따르면 보라색광(410 nm)은 각질 세포에서 우리 몸의 일주기 유전자인 Per1의 전사 수준을 크게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ROS 생성, 염증성 사이토카인 방출 및 DNA 손상을 유발한다는 사실들이 밝혀졌다(16). 이러한 해로운 영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반적인 피부 손상을 증가시킬 수 있다.
청색광은 피부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미친다(17). 약한 세기(<30 J/cm2)의 청색광(450 nm)에 노출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는 TGF-β 신호 및 프로콜라겐-I 생산과 같은 대사 활동에 억제 효과를 나타내고, 높은 세기(>30 J/cm2)에서는 세포독성을 나타낸다(18). 청색광은 ROS를 생성하고 청색광의 감광제인 플라빈의 자가형광을 파괴함으로써 배양된 인간 피부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유도한다(19).
청색광의 긍정적인 효과는 여드름(심상성 여드름) 치료 연구에서 보고되었다(20). 여드름은 주로 사춘기에 발생하는 피부질환으로 청소년의 85%에서 관찰되며, 비후성 흉터와 오목한 흉터(움푹 패인 흉터)를 피부에 남긴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피지분비의 증가, 여드름균(Propionibacterium acnes, P. acnes)의 집락 형성, 염증반응,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이 있다. 특히 과도한 피지 분비는 모발의 공기 순환을 차단하여 혐기성 세균인 P. acnes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한다. 포피린(porphyrin)은 여드름에서 생성되는데, 청색광을 조사하면 일중항 산소(singlet oxygen)를 생성하여 여드름의 화학적 대사 반응을 방해하여 P. acnes를 죽인다(21). 청색광은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2).
가시광선의 다른 파장에 비해 녹색광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적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녹색광(520±30 nm, 240 J/cm2)은 3도 화상의 회복 단계에 중요한 혈관 신생 및 근섬유아세포 분화를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었다(23).
황색광(590 nm)은 인간 섬유아세포에서 UVA로 유도된 ROS 생성, JNK의 인산화 및 MMP-1 발현 수준을 감소시키는 연구가 있다(24). 또 다른 연구에서는 Light Emitting Diode (LED, 595±2 nm) 조사가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에서 콜라겐 I 및 MMP-1의 발현 수준을 증가시켰다(15). 또한, 황색광(590 nm)이 트리글리세리드로 채워진 분화된 지방세포의 소기관인 지질 방울의 크기를 감소시킨다는 흥미로운 연구도 있다(25). 이 연구에 따르면 황색광은 우리 몸의 불필요한 지방을 줄이는 치료에 유용할 수 있다.
많은 연구에서 적색광이 UV 및 유해 화학 물질과 같은 외인성 스트레스로 인한 손상을 방지하거나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색광(660 nm)의 조사는 MMP-1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콜라겐 I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6). 생체 내 및 시험관 내 모델에서 적색광(630±8 nm)은 콜라겐 I의 발현 수준을 상향 조절하고, MMP-1의 발현 수준을 하향 조절한다(27). 약 10일 동안 매일 적색광을 피부에 조사한 연구에서 TGF-β의 발현 증가와 콜라겐 섬유 밀도의 현저한 증가, 단백질 발현의 변화를 통한 진피-표피 접합부 개선이 관찰되었다(28).
적색광은 또한 세포 증식 및 성장을 자극하여 섬유아세포에 의한 상처 치유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 또한, 적색광(670 nm)을 조사한 SKH-1 마우스에서 피부 절개 손상에 있어 회복효과가 높게 나타났으며(29), 진피 찰과상 증상에서도 상당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였다(26). 적색광(630±10 nm, 36 J/cm2)은 3도 피부 화상에서 피부 복구 과정 동안 대조군에 비해 재상피화 및 상처 회복에서 좋은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23). 이처럼 적색광이 피부에 미치는 유익한 효과는 질과 양적 측면에서 모두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고, 광 의학 응용 분야로의 접목이 가시화되고 있다.
인간의 눈으로 인식되는 가시광선은 파장이 400~700 nm인 전자기파의 스펙트럼이다. 가시광선의 주요 자연 광원은 태양광이며, 인공 광원에는 레이저, LED, 휴대폰, 텔레비전 및 컴퓨터 모니터가 포함된다(30). 가시광선에 의한 눈 조직의 연구들은 매우 많지만,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시작 단계이다. 최근 태양광의 다양한 파장에 반응하는 광수용체인 Opsin이 피부에서 확인되었고, 그 신호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가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이다(Table 1)(31).
Ⅲ. 결 론
본 총설에서는 태양광의 파장에 따른 피부조직에서의 생리 효과들에 대해 다루었다. 다양한 파장의 태양광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UV는 피부 노화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지만, 비타민 D 합성을 촉진하고, 건선과 같은 피부 관련 질환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며, 청색광은 또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피부 장벽의 회복을 늦추고 궁극적으로 피부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P. acne 제거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따라서 적절한 조건에서 빛의 각 파장의 유익한 효과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의학적·심미적 피부질환을 개선하기 위해 비침습적 치료 방법들을 선호하지만, 광을 이용한 치료법들은 아직 명확한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안전한 비침습적 광 치료를 많은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피부 조직에서 발현하는 광수용체를 정확히 밝히고, 이에 따른 피부의 생리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피부에서 가시광선 영역의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연구마다 제각각 다른 장비와 방법들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 때문에 기존의 결과와 반대이거나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들도 보고되고 있다. 결국, 앞으로 진행될 피부에 대한 광 연구들을 위해서 재현성 높은 장비 및 규격 그리고 방법 등에 관한 광 연구의 표준화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