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Dipeptidyl-peptidase IV(DPP4 또는 CD26)는 프로테아제로서, 세포 표면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이다(1). 다양한 조직(신장, 담관, 간, 폐 및 장)의 상피 세포, 일부 내피 세포, 백혈구, 그리고 섬유아세포 등에서 발현된다(2). DPP4는 세포막에 결합한 형태 외에도, 세포막에서 절단되어 혈장 및 기타 체액으로 방출될 수 있으며, 방출된 DPP4는 효소 활성이 유지되어 다양한 기관과 조직에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2).
DPP4의 기질은 독특한 아미노산 서열 특성을 가지며, 두 번째 아미노산에 알라닌 또는 프롤린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요 기질들은 인크레틴 펩타이드, 케모카인, 사이토카인, 신경 펩타이드 등이 알려져 있다(3). N-말단에서 X-Pro 또는 X-Ala 다이펩타이드를 절단을 통해 DPP4는 기질의 생물학적 기능을 조절한다. 예를 들어, DPP4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7–36)과 (7–37)을 불활성형인 GLP-1(9–36)과 GLP-1(9–37)로 전환을 통해, GLP-1과 GLP-1 수용체 결합을 억제하여 췌장 베타 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지 못하게 만든다(4).
또한, DPP4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생리학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DPP4는 아데노신 디아미네이스(ADA) 결합 단백질로서 ADA 자극에 따라 T 세포에서 공동 자극 신호를 전달한다. 결국, DPP4는 T 세포 활성화 마커로 간주될 수 있다(5). 또한, DPP4는 중동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의 진입 수용체이다(6). MERS-CoV의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함으로써, 호흡기 계통의 상피 세포에 발현된 DPP4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로 진입하는 것을 매개한다(7). 최근 연구에서는 피부 흉터에서 섬유아세포에 의한 결합 조직 침착에 있어서 DPP4의 발현과 활성이 주요한 핵심과정임을 마우스 상처 치유 모델에서 확인되었다(8). 또 다른 연구에서는 DPP4가 지방세포의 분화를 조절한다고 보고했다(9).
DPP4는 T 세포, B 세포, 대식세포, 자연 살해 세포, 그리고 수지상 세포 등 다양한 유형의 면역 세포에서 발현된다(10). DPP4의 발현 수준은 면역 세포의 활성화 상태와 연관이 있으며, DPP4의 효소 의존적 기능과 비효소 의존적 기능 모두 면역 기능의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DPP4는 면역 조절 및 조직손상에 따른 섬유화에 관여하는 중요한 인자로 보이며, 이에 대한 증거들이 DPP4 억제제를 사용하는 연구 결과들과 함께 증가하고 있다(11). 본 총설에서는 DPP4의 면역 조절 작용에 관한 연구들을 통해 DPP4의 면역학적 접근을 하고자 한다.
Ⅱ. 본 론
CD4+ T 세포에서는 Th1과 Th2 모두 표면에 DPP4를 발현하지만, Th1 세포가 Th2 세포보다 훨씬 많은 양의 DPP4를 발현한다(12). Treg 세포에서는 DPP4 발현 수준이 낮으며, DPP4의 역할이 Treg 세포 기능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조절자로 보인다(13). CD8+ T 세포에서는 공동 자극 신호를 제공함으로써 DPP4가 성공적인 기억세포 발달의 특정 표지자로 작동한다(14). 또한, 흉선에서 DPP4는 림프구 활성화에도 참여하고 있다(15). DPP4 결핍 동물 모델 연구에 따르면, 전체 림프구 수와 CD4+ T 세포 및 기억 T 세포의 비율이 감소하는 반면, 미성숙 T 세포의 양은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6). 또한, DPP4 억제는 면역 억제 사이토카인인 TGF-β의 유도를 촉진한 반면, IL-2, IL-6, 그리고 IFN-γ와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은 감소시켰다(17, 18). 이러한 연구들은 DPP4의 효소적 활성 효과만을 다루었다는 한계를 가진다(19).
DPP4는 비효소적 작용을 통해 T 세포 활성화와 증식을 촉진할 수 있다(20). 가장 강력한 항원제시세포(APC)로 알려진 수지상세포는 미성숙 T 세포의 활성화 및 분화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DPP4와 몇몇 아데노신 수용체(A1R, A2AR, A2BR)는 세포 외 ADA의 결합 단백질로 작동한다(21). 한 연구에 따르면, 수지상세포 표면에 A2BR을 통해 고정된 Ecto-ADA와 T 세포의 DPP4가 삼중복합체를 구성하여 Th1 세포 활성화를 촉진하고, IFN-γ, IL-6 및 TNF-α와 같은 Th1 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의 높은 생산 수준을 유도하지만, Th2 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의 생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했다(22). 하지만, 다른 연구에 따르면 A2AR도 유사한 삼중복합체를 구성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23). T 세포의 DPP4가 ADA나 활성화 항체와 직접 상호작용하면, 세포막의 지질뗏목(lipid raft)에 CD45를 모집하여 신호 복합체를 형성한다. DPP4/CD45 복합체는 CD3-z, p56lck 및 zap-70의 하위 인산화를 강화하여 T 세포 활성화를 위한 공동 자극 신호를 활성화한다(24). 또한, T 세포의 DPP4는 APC의 caveolin-1과 직접 상호작용한다. 이 상호작용은 CARMA1 매개 NF-κB 활성화 및 하위 신호를 유도하여, T 세포 증식을 TCR/CD3 의존적 방식으로 활성화한다(25). DPP4 결핍이나 약리적 억제를 통한 공동 자극 차단은 CD4+ T 세포에서 IL-17 및 IL-21 사이토카인의 상당한 감소를 초래한다. 결국, 이는 Th17 활성화에 있어서 DPP4의 중요한 역할을 시사한다(26).
DPP4는 자극되지 않은 CD20+ B 세포에서 매우 낮은 수준(2% 미만)으로 발현되지만, 특정 자극(St. aureus 및 pokeweed mitogen(PWM) 포함)을 통해 약 50%로 크게 증가한다. DPP4 억제제와 함께 배양된 B 세포의 DNA 합성과 IgM 분비가 농도 의존적으로 억제된다(27). 이 연구는 B 세포 활성화에 있어서 DPP4가 관여함을 시사한다. 또한, DPP4 결핍 마우스는 PWM 면역화 후 IgG 생산, IL-4, 그리고 IL-2가 현저히 감소되었고, IFN-γ의 분비도 지연되었다(28). 이러한 면역글로불린 및 사이토카인 생산 감소는 결국 B 세포의 동형 전환 장애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DPP4는 일부 B 세포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세포 계통에서도 발현되며, 예후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29). 결론적으로, DPP4는 B 세포의 활성화 마커로 작용할 수 있지만, B 세포에서의 정확한 역할은 아직 많은 부분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DPP4 발현은 고지방 식이로 유도된 쥐와 유전적으로 비만인 쥐의 내장 지방 조직 대식세포에서 검출되며, 대식세포의 기능적 성숙과 함께 발현이 증가한다(30). 장기간의 DPP4 억제는 내장 지방 조직 대식세포에서 염증 유발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켜 염증을 줄였고, 단핵구 이동과 액틴 중합을 억제했다(31). 또한, 알로글립틴(Alogliptin Benzoate, 네시나정)(32)과 shRNA(33)에 의한 DPP4 억제는 혈관 내 대식세포의 침윤과 축적을 억제했다. 흥미롭게도, 대식세포의 DPP4 발현은 미세 환경에서 아데노신 농도를 조절하여 T 세포 증식을 촉진한다(30).
DPP4는 여러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을 N-말단 다이펩타이드로 절단할 수 있다. T 세포, 조혈 전구 세포, 그리고 지방 유래 재생 세포의 Chemoattractant인 기질 세포 유래 인자-1(SDF-1)은 DPP4에 의해 절단되어 CXCL12(3–68)로 변환될 수 있다(34, 35). 절단된 CXCL12(3–68)는 CXCR4 매개 β-arrestin 모집 및 IP3, Akt 또는 ERK1/2의 하위 활성화를 유도하지 못하며, 따라서 림프구에 대한 화학 유도 특성을 상실하게 된다. DPP4 억제제인 시타글립틴(Sitagliptin)의 투여는 WT SDF-1이 관절 내 림프구 침투를 유도하는 능력을 증가시켰지만, CXCL12(3–68)가 과발현된 경우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35). SDF-1의 비활성화 외에도 DPP4는 SDF-1 매개 림프구 이동을 그 수용체인 CXCR4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조절한다. DPP4는 T 림프구의 CXCR4에 결합하며, SDF-1은 CXCR4/DPP4 복합체의 세포내 이입을 유도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이입된 CXCR4는 빠르게 세포막으로 재순환되지만, DPP4는 세포 내 소포로 격리된다. 이는 DPP4 의존성 비활성화를 감소시키는 SDF-1의 자가 조절 메커니즘으로 설명될 수 있다(36).
DPP4에 의해 절단되는 것으로 확인된 케모카인으로는 IP10, MIP, MIG, ITAC, MDC, RANTES 등이 있고, DPP4에 의해 분해되는 사이토카인으로는 섬유아세포 성장 인자 2(FGF2), IL-3, 과립구-대식세포 집락 자극 인자(GM-CSF), 과립구 집락 자극 인자(G-CSF), IL-3 및 에리트로포이에틴(EPO) 등이 있다(3). 또한, 인터루킨 패밀리의 IL-2/-5/-10/-13/-17/-22/23/-27/-28도 DPP4의 잠재적인 절단 부위를 가지고 있다(37). 그러나 이러한 펩타이드에 대한 가상 DPP4 절단 부위가 실제 절단 부위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생화학 및 생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섬유아세포는 결합 조직에서 세포외 기질과 콜라겐의 합성을 담당한다(38). 비록 섬유아세포는 전통적인 면역 세포는 아니지만, 면역 조절과 자가면역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섬유아세포는 또한 항원을 제시하는 세포로 작용하여 후천 면역 세포의 증식과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39). DPP4의 발현은 쥐 흉선의 피질 섬유아세포에서 수질 섬유아세포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발견되기 때문에(40), DPP4가 섬유아세포의 하위 집단을 구별하는 마커로 작용할 수 있다.
섬유아세포는 섬유화와 상처 치유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DPP4 억제는 상처 치유 동안 피부 흉터를 감소시킨다. 반면, 전신 경화증 환자의 피부 섬유아세포에서는 DPP4의 발현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높은 발현을 보인다(41). 섬유아세포에서 DPP4의 유전적 결손 또는 약리학적 억제는 이들의 증식, 이동 및 콜라겐 생성을 억제했다(42). 또한, DPP4는 PAR2와 하위 NF-κB/SMAD 신호 경로를 통해 진피 섬유아세포를 활성화시켰다(43). 당뇨병에서 높아진 DPP4의 발현은 상피-간질 전이와 복막 섬유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약리적 또는 유전적 DPP4 비활성화에 의해 감소되었다(44). 게다가 스트렙토키나제, 플라스미노겐 및 그 대사물인 플라스민이 DPP4의 Cystein-rich 영역에 결합하여 세포 내 Ca2+ 반응의 급속한 증가와 섬유아세포의 후속 활성화를 초래한다(45). DPP4와 플라스미노겐의 결합은 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제 분비와 플라스미노겐을 플라스민으로 전환시켜 세포 기질의 항상성을 조절한다(46). 또한, 플라스민 생성은 자가면역 피부 질환인 수포성 천포창에서 발견되는 자가항원 BP180을 분해할 수 있다. 따라서, DPP4는 BP180 면역 관용 유지와 BP 자가항체 생산 예방에 관여할 수 있다(47).
Ⅲ. 결 론
본 총설은 DPP4가 면역 체계에서의 역할에 대해서 논의하였지만, 이러한 DPP4의 면역학적 기능들은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다른 질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순환하는 CD4+ 도움 T 세포를 포함한 면역 세포들이 혈장 DPP4 활동의 중요한 원천이며, 이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식후 포도당 불내증을 야기한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DPP4를 세포막으로부터 분리하는 효소인 칼리크레인 관련 펩티다제 5(KLK-5)가 CD4+ T 세포에서 유도되기 때문에,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인크레틴 효과 감소의 원인은 면역 세포 유래 DPP4가 임을 짐작할 수 있다(48).
DPP4 억제는 다양한 질병 상태에서 서로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 이유는 DPP4가 다양한 기질의 효소 분해 및 많은 리간드와의 효소 독립적 상호작용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가진 다중 기능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결국, 면역학적 측면에서 DPP4의 정확한 역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면역세포 유형에서 DPP4의 역할, DPP4 발현의 시간적 및 공간적 특성, DPP4의 알려지지 않은 리간드, 그리고 DPP4의 비효소적 활동 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DPP4는 언급했던 다양한 연구들로 볼 때, 자가면역 질환 연구에서 매우 유망한 표적 단백질이지만, 현재까지는 연구의 시작단계이고 명확한 면역학적-, 병리학적-, 그리고 생리학적 메카니즘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리라 판단된다.